[책으로 얻는 위로 한마디] 생명을 살리는 따뜻한 한마디, “괜찮니?”가 만든 삶의 긍정적 변화

꽃들이 만개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무릇 설레게 하는 4월이다. 따뜻한 봄바람과 꽃향기는 잠든 설렘을 다시 자극하며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한다. 이처럼 꽃비 내리는 4월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우울하게 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3~4월의 우울증 진료인원은 47만718명으로 1~2월의 진료인원 44만7,995명보다 약 2만 3천명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 중순 이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4~5월에 최대치를 보인다고 한다.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생기와 활력이 평소 우울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며 우울한 감정을 더 깊게 만든다는 것이다.

 

“세상에 우울증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살면서 우울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잠시 지나가는 슬픔과 몇 년씩 삶을 잠식하는 만성 우울은 다르다.”

『정신병동 이야기』(대릴 커닝엄 저, 권예리 역, 이숲, 2014)

우울증에서 벗어날 해결책은 없을까? 우울증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당사자들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대화’다.

 

“사람이란 근본적으로 시간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 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말할 시간이 넘쳐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나면, 우리는 그 자리에 서서 ‘만약’과 같은 말들을 곱씹는다.”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저, 최민우 역, 다산책방, 2015)

무엇이든 발길질을 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남자, BMW 운전자와는 말도 섞지 않는 남자, 키보드 없는 아이패드에 분노하는 남자.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까칠한 이웃남자 ‘오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베는 반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소냐의 빈자리에 상실감을 느끼곤 매일 자살을 꿈꾼다. 하지만 그 계획은 건너편에 이사 온 ‘이상한’ 이웃들 때문에 매번 실패로 끝나고 만다.
이웃의 관심을 귀찮아 하면서도 방문을 벌컥 열어주는 오베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 역시 사람을 그리워했음을 알 수 있다. 오베는 이웃과 소통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사람과 교감하는 삶을 살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 소통과 교감의 힘이 사람들에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을 주게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NHK가 2010년 1월 방영했던 <무연사회: 무연死 3만 2,000명의 충격> 다큐멘터리 역시 이와 같은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한 해 동안 신원미상의 자살, 아사, 동사로 숨지는 사람의 잠정적인 추정치가 평균 3만 명이 넘었다는 보도였다. 사람들이 타인과 인연을 맺으려 하지 않은 사회를 뜻하는 일본의 ‘무연사회(無緣社會)’처럼 우리도 그렇게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몇 마디만 써 보내도 그쪽은 느낌이 크게 다를 거야.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 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잘 알겠다.
어떻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저, 양윤옥 역, 현대문학, 2012)

그래서일까? 단절되고 상처받은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한동안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나미야 할아버지는 잡화점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야미(일본어로 ‘고민’)에 대한 상담만큼은 무척이나 진지하게 회답한다. 동네 꼬마들의 장난에서부터, 어른들의 삶에 대한 고민까지. 나미야 할아버지는 되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최선의 답변을 내놓는다. 더불어 자기가 건넸던 충고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한다.

우울증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우리 이웃에게 필요한 건 바로 ‘관심’임을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과 사회를 잇게 해줄 방법을 고민하는 당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통을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괜찮니?” 한마디와 함께. 당신이 보내는 작은 관심과 응원이 이웃들에겐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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