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전해주는 마음 이야기] 피규어를 활용한 아트테라피, 이야기 그림

사람의 무의식은 크게 ‘집단 무의식’과 ‘개인 무의식’으로 나뉜다. 집단 무의식이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문화, 지역, 나라, 종교 등의 공감대 형성에 따라 달라진다. 세대를 걸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종교와 신화의 창출, 마음속에 자리 잡은 종교적, 문화적 원천 등이 집단 무의식의 예가 될 수 있다. 개인 무의식이란 기억해 낼 수 없는 경험이나 체험, 방어에 의해 억압된 것으로, 괴롭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고의로 억압시킨 것들이다.

이러한 무의식은 이미지나 심상일 뿐이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기 때문에 상징물을 통해서 의식할 수 있는데 다양한 피규어들이 무의식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도덕이나 규범, 규칙 때문에 억압되어 있는 무의식의 본능이 활성화되면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게 되는데, 자신을 닮은 피규어를 골라보라고 할 때 무서운 것을 고르거나 친근한 것을 고르는 등 개인별로 다양한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무의식중에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 피규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공격성이 있는 사람인지 혹은 친근한 사람인지를 찾을 수 있게 된다.

피규어를 활용한 아트 테라피는 자신이 고른 피규어와 자신이 그린 그림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심상의 표현이다. 또한 비언어적 수단이므로 통제를 적게 받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심리적 방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게 되면 일상적인 언어로 감정을 직접 이야기하는 행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가끔 내담자의 의도와는 전혀 반대의 그림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이 무의식을 통찰할 수 있는 미술치료의 장점이기도 하다. 또한 구체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으며 치료자와 내담자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하나의 다리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피규어를 고르고 그림을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식과 무의식을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변화의 가능성을 탐색해봄으로써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피규어와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는 방법

내 마음에 드는 동물 피규어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자. 그리고 그림이 완성된 상태에서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준비물
크레파스, 다양한 동물 피규어, A4용지 한 장

방법
1. A4 용지를 책상 위에 펼친다.
2. 마음에 드는 동물 피규어(다른 종류의 피규어도 가능)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종이 위에 올린다.
3. 종이 위에 피규어를 올려놓은 채로 크레파스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
4. 그림을 가지고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되는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

사례
30대 직장인 여성이 마음에 드는 동물 피규어를 골라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위의 순서대로 짧은 글짓기를 해보았다.

옛날에 옛날에 크고 아름다운 사슴이 살았습니다. 사슴은 비가 오지 않는 따뜻한 나라의 높은 산 속 동굴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사슴은 커다란 뿔과 아주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슴의 일과는 먼 곳에 살고 있는 착한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그들의 꿈에 나타나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함께 날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슴의 큰 뿔을 잡고 등에 앉아서 자신의 집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잠을 자고 있고 사슴은 높은 산 위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누구의 꿈속에 나타날까요?

사례자는 사슴 피규어를 골랐다. 사슴 피규어의 큰 뿔에서 당당함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림 속 작은 아기 사슴이며 큰 사슴(피규어)은 ‘나’를 도와주는 엄마 사슴으로 보인다. 그 모습이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고 조금 슬퍼 보이기도 한다. 큰 사슴은 먼 곳까지 보기 위해 산 정상에 올라있는데 큰 사슴이 있는 곳은 대낮이고 동굴 속은 어두운 밤인 것 같다. 동굴은 열 수 없는 공간인 것으로 보인다.

소견
이 내담자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볼 수 있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세상이 많이 두렵고 무서워서 동굴 속에 숨어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힘들게 하고 한편으로는 무섭다고 느꼈던 엄마는 당당한 사슴으로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이제 세상이 그리 무섭지 않을 것 같다. 나를 지켜주고 있는 큰 사슴이 있으니까 안심을 하는 것 같다. 이 큰 사슴을 통해 이제는 동굴의 껍데기를 뚫어버리고 깨어나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러분도 자신이 고른 동물 피규어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아주 당당한 동물일까 혹은 소극적인 동물일까? 피규어를 골라 그림을 완성해보고 자신의 무의식과 어느 정도 연관이 되어있는지 찾아보자. 그리고 이야기를 꾸며보며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질 내일을 상상해보자.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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