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얻는 위로 한마디] 계속되는 폭염에 잠 못 이루는 요즘, 어떻게 극복할까?

본격적인 무더위와 열대야가 시작되는 7월이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여름, 밤이 되어도 여전히 후텁지근하다. 누군가 나를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불쾌한 이 더위에 잠도 쉽게 오지 않는다.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물론 만성피로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잠을 잘 자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나타나기 쉬운 요즘, 당신의 밤은 괜찮은가.

#. 『108번째 아기양』

연일 3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올여름에는 비가 거의 없는 ‘마른장마’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로 열대야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열대야란 단순히 더운 밤이 아니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여름밤 최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열대야는 대체로 장마 후에 나타나지만 마른장마 탓에 밤에도 낮 못지않게 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때는 편하게 잠자리에 들기가 힘들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주 깨며 이로 인해 다음날 졸리고 피로가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모두가 쿨쿨 잠든 시간, 그런데 수아는 잠이 오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잠이 올까?’
수아는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셨어요. 그래도 잠은 오지 않았지요.
이번에는 책을 펼쳤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잠은 저만치 더 달아났지요.
그때 좋은 생각이 번뜩 떠올랐어요.
“그래, 양을 세는 거야. 양을 세다 보면 고개가 툭 떨어질 거야.”
“양 1마리, 양 2마리, 양 3마리….”

『108번째 아기양』
(아야노 이마이 글, 새잎 역, 베틀북, 2007)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세면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상관있다’고 할 수 있다.

불면증 치료를 위해 사람의 뇌파와 수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유럽의 연구 결과가 있다. 낮 동안에는 각종 업무와 학업 등 활발한 신체적, 정신적 활동으로 두뇌에서 주로 베타파(14~30Hz)가 나타난다. 일과를 마친 후 조용하고 편안한 음악을 듣게 되면 뇌파는 알파파(8~12Hz)로 바뀌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게 된다고 한다. 심신이 이완되는 상태가 일정 시간 유지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졸리거나 잠에 막 드는 수면 상태가 되는데 이때 지각과 꿈의 경계상태인 세타파(4~7Hz)가 나타난다.

불면증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베타파의 비율이 높고 세타파의 비율이 낮은 상태를 보인다. 세타파가 높아야 잠이 잘 오기 때문에 불면증 환자에게는 세타파를 높이는 치료를 한다. 이때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양을 세는 일 역시 세타파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 여기서 팁 하나를 주자면 양을 셀 때는 울타리 밖으로 한 마리씩 보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 『불면증과의 동침』

양도 세어보고 책도 읽어 보고 우유도 마셔 보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했지만 웬걸. 시간이 갈수록 정신은 더 말짱해지는 경험을 했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난해 알려준 ‘잠 못 이루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불면증 예방법 10가지’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다. (▶ 잠 못 이루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불면증 예방법 10가지)

1. 낮잠을 피하세요.
2. 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세요.
3. 잠자리에 누워 10분 이상 잠들지 않으면 일어나서 잠이 올 때까지 단순 작업 등을 하며 기다리세요.
4. 침대는 잠을 자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고 다른 일이나 생각하기 위해 눕지 마세요.
5.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세요.
6. 밤에 깨더라도 시계를 보지 마세요.
7.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운동을 하지 마세요.
8. 잠자리에 들기 약 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잠자는 데 도움이 돼요.
9.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등 수면을 방해하는 음식을 피하세요.
10. 공복감도 잠들기 어려운 원인이 되므로 우유 등을 따듯하게 데워 마시면 좋아요.

『불면증과의 동침』을 쓴 빌 헤이스는 한국 전쟁 참전 상이군인이었던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모범생을 연기하며 살았던 어린 시절 탓에 불면증을 겪었다고 한다. 더불어 어린 시절 콜라 공장을 경영했던 아버지 덕에 콜라를 부족함 없이 먹고 지낸 경험이 있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을 앓은 건 아니지만 콜라와 잠과의 상관관계를 비롯해 강박증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불면증을 겪으면서 고민했던 다양한 고민과 해결방법 등을 책으로 소개했기에 당신의 고민을 조금은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이 어린 소년일 때부터 대학에 입학한 해까지 아버지는 도시의 주요 음료 공장을 운영했다.
난 크면서 코카콜라를 정말 많이 마셨지만, 지금은 입에 대지도 못한다.
그 모든 당분과 카페인이 내 신경 화학 물질 구조를 변형시켜
지금의 예민하고 불안하기만 한 남자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지 자주 궁금해진다.
그 물질이 지금까지도 밤중에 내 혈관 속을 흐르며 불면증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이런 나의 엉뚱한 견해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성인의 몸속 카페인의 반감기는 36년이 아니라 4시간에서 6시간이다.

『불면증과의 동침- 어느 불면증 환자의 기억』(빌 헤이스 저, 이지윤 역, 사이언스북스, 2008)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잠을 청하려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열대야의 무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한 서늘함을 가진 추리소설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등골 오싹한 긴장감을 주는 추리소설은 여름에 읽으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오싹한 내용에 몸이 떨리고 기막힌 결말에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될 터이니.

특히 세계 3대 추리소설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환상의 여인』,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과 『제노사이드』 등의 작품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당신의 긴 밤을 짧게 만들어주는 멋진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브렌트는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나는 어렸을 때 내 방에 걸려 있던 글을 기억하고 있어요.
‘너의 죄는 너에 의해서 드러날 것이다.’ 이 말은 사실이에요.
‘너의 죄는 너에 의해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애거서 크리스티 저, 이가형 역, 해문출판사, 2002)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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