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전해주는 마음 이야기] 집-나무-사람(HTP) 그림으로 마음을 이해하기

2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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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문자보다 개인의 정서적인 부분을 더 잘 드러내 준다. 그림을 그릴 때 각자가 처한 현실이나 주관적인 경험을 그림에 투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940년을 전후하여 집이나 나무, 사람과 같은 특정한 형상에 대한 그림이 개인의 성격이나 태도를 반영한다는 가정하에 투사적 그림검사*가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투사적 그림검사에 대한 채점과 해석체계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 투사 검사: 심리 검사의 주요 기법 중 하나로 성향 검사에 해당. 모호한 검사 자극에 대한 개인의 반응을 분석해 내면의 사고 과정, 사고 내용, 정서 상태, 욕구 및 충동, 성격 특성 등을 평가하는 검사를 말한다.

 

집-나무-사람 그림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집-나무-사람 그림에는 자신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무의식적인 갈등이나 공상이 투사되기도 하고 현재의 흥미나 관심이 표현되기도 한다.

먼저 집(House)은 현실과의 접촉, 현실에 대한 접근 가능성, 가정생활이나 가족 내부의 관계, 유년기 부모와의 관계 등을 나타낸다. 나무(Tree)는 인생과 성장을 보여주는 가장 보편적인 상징물이다. 또한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무’를 그린다고 생각하게 되어 방어적인 태도가 감소하게 된다. 덕분에 보다 깊은 무의식 속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사람(Person)은 이상적인 자기상, 타인에 대한 지각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나무-사람, HTP 그림의 실시방법은 다음과 같다.

준비물: A4용지, 연필, 지우개
주의사항: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그리도록 해야 하며, 그림의 모양이나 위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고 난 후에는 사후질문을 통해 그림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집 그림 그리기(H)>
종이를 가로 방향으로 놓은 후 집을 그려보도록 지시한다. 시간제한은 없지만 피검자가 그림을 그리는 데 걸린 시간을 기록한다. 다 그리고 나면 아래와 같이 사후질문을 한다.

1) 누구의 집인가?
2) 누가 살고 있는가?
3) 집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4) 나중에 집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집은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사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 그림을 통해서는 가정생활이나 가족관계에 대해 품고 있던 생각들이 투영되어 나타난다.

개인이 그린 집의 구조를 통해 특징적인 부분들을 해석할 수 있다. 먼저 문은 집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문의 크기가 적당하고 손잡이가 있으면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 주변에 대한 자기 개방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창문은 세상을 내다보고, 또 세상이 집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이다. 큰 창문을 하나 그리거나 작은 것을 두세 개 정도 그리는 것이 적당하다. 현관으로 향하는 계단이나 출입로는 세상과 문의 직접적인 연결통로를 그렸다는 점에서 주변과의 근접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굴뚝은 집에서 난로를 피웠을 때 연기가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가족관계의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좋은 지표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집 구조상 굴뚝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나무 그림 그리기(T)>
종이를 세로 방향으로 놓은 후 나무를 그려보도록 지시한다. 이후 절차는 집 그림 그리기와 동일하며 다음의 내용이 포함된 사후 질문을 한다.

1) 어떤 종류의 나무인가?
2) 몇 년 된 나무인가?
3) 나무의 건강은 어떠한가?
4) 만약 나무에게 소원이 있다면 무엇일까?
5) 나중에 나무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나무 그림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심층적인 감정이 드러나게 된다.

먼저 나무 기둥은 나무를 지탱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개인의 성격 구조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나타낸다. 뿌리는 나무가 설 수 있도록 기반이 되는 부분으로, 상징적으로 자신에 대한 안정감과 지지기반을 나타낸다. 가지는 나무가 양분을 흡수하여 성장해 세상을 향해 뻗어 나가는 부분이다. 보통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의미한다. 기둥과 뿌리, 가지를 지나치게 크고 많이 그리거나 지나치게 작게 그리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나무에 열매, 꽃, 새 등을 그려 넣은 경우에는 개인이 관심을 받고 싶거나 타인에게 관심을 주고 싶다는 욕구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나무에 옹이를 그려 넣은 경우에는 자아의 상처, 손상감 등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해석이 필요하다.

 

<사람 그림 그리기(P)>
종이를 세로 방향으로 놓은 후 사람을 그려보도록 지시한다. 만약 피검자가 막대기 모양의 사람을 그리면 다시 그리도록 지시해야 한다. 이후 절차는 앞의 두 그림 그리기와 동일하며 다음의 내용이 포함된 사후 질문을 한다.

1) 이 사람은 누구인가?
2) 이 사람은 몇 살인가?
3) 이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4)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5) 이 사람은 어떨 때 기분이 좋은가?
6) 이 사람은 어떨 때 기분이 나쁜가?
7) 이 사람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

사람 그림에는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태도나 감정들이 투영된다.

먼저 머리는 지적능력이나 공상 활동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머리를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인지적, 정서적 성숙도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눈은 ‘세상을 향한 창문’으로 사람의 태도나 기분을 드러내주는 역할을 한다. 눈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알 수 있다. 귀는 타인으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통로이기 때문에 귀를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주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입은 세상과 직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부분이며 음식을 받아들이는 기관이다. 입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개인의 소통 방식이나 생존 욕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어깨는 무게를 지탱하는 능력을 나타내므로 책임감과 관련지을 수 있다. 팔다리는 외부환경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신체 부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현실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지를 알 수 있다.

적당한 크기로 현실을 반영하여 그리는 것이 중요하며, 특정 부위를 너무 크거나 혹은 작게 그리는 경우에는 그에 해당하는 부분에 심리적인 불편감이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집-나무-사람 그리기는 누구나 해볼 수 있는 방법이면서도 그림 그 자체만으로도 대략적인 성향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인 또는 친구, 가족과 함께 집-나무-사람 그림을 그려보고, 서로 질문을 던져보며 각자의 성격이나 태도, 성향을 파악해보는 것은 어떨까?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_김규리
편집_김기쁨
참고
신민섭 외 지음, 『그림을 통한 아동의 진단과 이해 -HTP와 KFD를 중심으로-』, 학지사, 2007
다카하시 마시하루 지음, 『그림테스트 입문(HTP 테스트)』, 한국색채심리분석연구소,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