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만난 보건의료인] 임신관리부터 신생아, 여성건강관리까지 책임지는 조산사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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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고, 태아가 성장하고,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아름답다. 많은 부모들이 뱃속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조산사는 산모의 안전한 출산을 위해 임신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섬세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출산 후 산모의 건강을 챙기고 신생아 돌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역시 조산사의 역할이다. 365일 산모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GM제일산부인과 박길순 조산사를 만나 조산사의 업무 범위와 취업 준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Q. 조산사는 무슨 일을 하나요?
불과 50~60년 전만 해도 집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때 집으로 산파가 방문해 아이를 받고 출산 후에는 산모를 도와주었습니다. 출산 장소가 집에서 병원으로 바뀌면서 산파는 ‘조산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산사 면허증을 취득해야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요. 의사의 감독 하에 임산부를 돌보고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조산사는 출산뿐 아니라 분만 준비, 산욕기* 관리, 모유 수유 등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산모를 지속적으로 케어합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는 임신 28주부터 조산사가 산모를 매주 만나 몸 상태를 확인합니다. 또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감기에 걸렸을 때 대처방법이나 예방접종 등에 대한 산모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 산욕기: 분만 후 모체가 임신 전의 상태로 회복하기까지의 기간. 일반적으로 분만 후부터 약 6주까지의 기간을 의미

Q. 일반 간호사와의 역할 차이가 궁금합니다.
법적으로 조산사 주관 하에 분만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요즘은 조산사가 일반 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에는 조산원을 창업해 운영하는 경우도 많았답니다. 산모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간호사는 곧장 의사에게 보고하고 이후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는데요. 가벼운 증상의 경우 조산사는 먼저 처치를 한 후 의사에게 보고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산모 곁을 지키면서 몸 상태를 확인하고 전조 증상을 파악해 신속한 처치를 할 수 있답니다. 또한 산모의 진통 단계에 따라 호흡 방법을 알려주고 조언을 건네며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Q. 임신부와 신생아 건강관리는 물론 여성건강관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도 진행하시나요?
분만 과정에 대해 잘 모르면 출산 시 두려움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매달 조산사가 ‘출산 리허설’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산모가 자신의 몸을 잘 알아야 원만하게 출산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 몸의 변화와 아이가 나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신생아 인형을 활용해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아이를 편하게 안는 방법 등 신생아 돌보기 연습도 하고요. 또한 생후 6개월까지 신생아가 잘 걸리는 질병, 애착 관계 형성 등 육아 상식도 교육합니다. 출산 후에는 모유 수유를 교육하고 도와드리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가 많아 모유 수유 전문센터를 운영하는 조산사도 많답니다.

Q. 조산사는 주로 어디서 근무할 수 있나요?
대부분 일반 산부인과 병원에서 근무합니다. 조산사 면허증이 있으면 8급 공무원 보건진료직에 응시해 보건소나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건소 임신부 교실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임신부 교실을 맡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후조리원이나 모유 수유 전문센터를 창업해 운영하거나 모유 수유 강의만 전문적으로 다니는 분들도 있습니다.

Q. 조산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간호학과를 졸업해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보건복지부 지정 병원에서 1년 동안 수습 과정을 마치면 조산사 면허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낮에는 실습을 하고 저녁에는 면허증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수습과정을 밟을 때는 매일 수업을 듣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의시험을 봤는데요. 3교대로 일하면서 매일 공부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답니다. 최근에는 학생들을 배려해 근무시간을 조정해주고, 1년 동안 분만 실습 횟수가 100건에서 20건으로 조건이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Q.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또, 시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먼저 간호사 면허증은 성실히 수업을 듣고 열심히 준비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합격할 수 취득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학교에서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학생들끼리 모여 스터디를 합니다. 조산사 시험은 모두 객관식이며 조산학, 신생아간호학, 모자보건학, 모자보건법 총 4과목으로 구성됩니다. 1교시에는 기초 의학상식, 분만 시 신체 변화 등을 묻는 조산학 시험을 치릅니다. 2교시에는 육아, 출산, 산욕기 관리, 모성, 법정 용어 등을 총망라한 나머지 세 과목을 한 번에 시험 봅니다.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지만 실습 병원에서 전문 출산지도자가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편입니다.

Q. 시험 외에 특별히 필요한 것이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엄마들이 더 편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라는 것이 많은 조산사들의 고민이죠. 자연주의 출산, 라마즈 분만법 등 출산에도 트렌드가 있고요. 저희는 정기적으로 외국인 조산사와 교류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수 있다면 국제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모유 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조산사연맹(ICM,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Midwives)에서 국제 모유 수유 자격증을 취득하는 조산사도 많답니다.

Q. 조산사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이나, 자부심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계속 연락하는 영국인 산모가 기억에 남습니다. 첫 번째 출산을 영국에서 했는데 이틀 동안 유도분만을 하다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고 해요. 산욕기 관리와 신생아 케어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요. 저와 함께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면서 매주 미팅을 하고 명상을 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출산도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아이도 건강하게 태어나 산모가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출산 전부터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받아 자신이 딸을 낳으면 꼭 조산사를 시키고 싶다는 손편지를 받았을 때도 큰 보람을 느꼈답니다. 또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부모직업교육을 갔었는데요. ‘조산사’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신생아 인형으로 출산 방법과 신생아 돌보기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워 엄마로서 그리고 조산사로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Q. 조산사로 일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산모를 일대일로 케어하고 분만 시간 내내 함께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이 불명확합니다.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개인 스케줄을 정할 때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또한 산모의 고통을 곁에서 계속 지켜보기 때문에 저도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출산 후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면 고통은 눈 녹듯 사라지고 힘든 만큼 보람이 큰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조산사를 꿈꾸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산사는 뱃속의 아이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태어나기까지 아름다운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직업입니다. 산모와 아이를 사랑한다면 어느 직업보다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산모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많은 분이면 힘들지 않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사진제공_GM제일산부인과 박길순 조산사
참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 조산사
고용노동부 워크넷 – 조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