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전해주는 마음 이야기] 마음을 치유하는 색칠하기, 누리에 컬러테라피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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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나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병에 걸렸을 때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선택한 색이 우리의 마음 상태나 건강 상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색채학자들이 밝혀온 사실이다. 지금 끌리는 그림이나 색은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반영한다. 그림을 선택하고 그 안에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나타내는 색을 칠함으로써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색을 고르고 칠하면서 색과 가까워지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마음 치료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누리에(塗り絵)는 색을 칠할 수 있게 그림의 윤곽만 그려놓은 ‘색칠 도안’을 말한다. 그림을 그리는 데 두려움이 있거나 그림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누리에에 색을 칠하기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 테라피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색을 칠함으로써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고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도 있다.

색연필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도구로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연필은 딱딱하기도 하고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크레파스는 한번 시작하면 그림을 완성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긴다. 반면 색연필은 다양한 색을 부드럽게 사용하면서 색칠이라는 활동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기에 자존감을 놓여주기도 한다. 실제 색연필을 사용한 누리에 컬러테라피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실제 상담사례로 살펴본 누리에 컬러테라피

<A씨의 색칠그림>

위 그림은 집으로 들어올 때와 밖으로 나갈 때의 문이 그려진 누리에에 색을 칠한 것으로, 그림을 완성한 후 색을 칠한 A씨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A씨는 학교에서 일하는 40세 여성으로,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이혼 여성이다. 그림에서 ‘밖으로 나갈 때의 문(왼쪽 문)’을 철문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힘든 스스로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한다. 문밖에 멀리 보이는 곳은 자신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노랑과 빨강으로 표현했다. 비록 출근할 때의 마음은 무거울지라도 직장에서는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집으로 들어올 때의 문(오른쪽 문)’은 일을 하고 돌아올 때 너무 피곤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고 싶은 마음뿐인 상황을 표현했다. 문 안쪽으로 의자가 보이는데 A씨는 이에 대해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열심히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A씨지만, 그림과 색칠이라는 무의식적인 언어를 통해 자신이 아이들을 귀찮아할 때가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완성한 A씨는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그동안 아이들에게 무관심했던 것이 미안해졌다며,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B의 색칠그림>

위 그림은 6명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여성 B씨의 그림이다. B씨는 현재 퍼포먼스 미술학원을 운영 중이다. ‘밖으로 나갈 때의 문(왼쪽 문)’ 속 그림과 색상은 매우 경쾌하다. B씨의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집으로 들어올 때의 문(오른쪽 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밀린 살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담았다고 B씨는 설명했다.

B씨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는데, 시어머니를 냉정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음이 문의 파란 색에서 드러난다. 남편에게는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고 있어서인지 파란색과 주황색이 공존하고 있다. 문 안쪽의 의자에 누가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남편이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 비록 힘들고 지친 생활의 연속이지만 남편이 많은 힘과 위안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누리에 컬러테라피 해보기

이처럼 누리에를 활용한 색칠은 단순히 색을 칠하면서 얻는 마음의 위안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해결하지 못한 채 안고 있는 문제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이 그림에서 나타나는데 이를 근거로 진행되는 대화가 마음 치료의 역할을 한다.

색칠을 할 때 다양한 도안 중 내담자가 선택하여 칠을 하는 경우도 있고, 상담자가 의도적으로 내담자의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정 도안을 선택해주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색칠을 하고 그림을 완성한 후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 자신이 칠한 색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가장 마음에 드는 곳과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어디인지, 차가운 색인지 따뜻한 색인지, 무거운 느낌인지 가벼운 느낌인지, 순수한 색인지 여러 가지 색을 섞은 탁한 색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

또한 위의 사례에서 활용한 ‘두 개의 문’ 도안을 활용한다면, 들어오는 문과 나가는 문의 차이는 무엇인지, 밖으로 나가는 길은 멀게 느껴지는지 가깝게 느껴지는지, 손잡이 색에서 무엇이 느껴지는지, 밖에서 누구를 만날 것 같은지 혹은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집에 문을 열고 들어오면 누가 기다리고 있을지, 의자에는 누가 앉아있을 것 같은지, 액자의 그림은 어떤지, 집 안의 분위기는 어떤지, 집으로 들어올 때의 기분은 어떤지 등의 질문을 할 수 있다.

 

누리에 컬러링은 재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해볼 수 있다. 아래 내용을 참고해 자신의 마음 혹은 상대의 마음을 읽어보도록 하자.

준비물
-색을 칠할 수 있는 누리에(그림 도안)
-색연필 또는 수채 크레파스

색을 칠하는 방법
-도안을 선택한 후 원하는 색을 칠한다. 시간은 10분에서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아주 간단한 색 해석
그림을 완성한 후 아래 틀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_김규리
편집_김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