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전해주는 마음 이야기] 슬픔을 달래기 위한 아트 테라피

2017.11
조회수 140
추천수 0

애도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고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한다. 애도의 한자를 보면 슬플 애(哀)와 슬퍼할 도(悼), 즉 슬픔을 뜻하는 두 단어가 합쳐져 있다. 때문에 슬픔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는 것 또한 확장된 의미에서 ‘애도하기’라고도 할 수 있다.

심리학자 베레나 카스트(Verena Kast)는 ‘애도는 새로운 자기체험이 생겨날 수 있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애도를 통해 충격받은 사람의 삶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슬픔의 감정 표출하기

감정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emotion’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e(나오다)와 movere(움직이다)가 합쳐진 단어다. 감정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는 감정의 특징을 담고 있다.

감정의 흐름이 막히면 스트레스나 긴장성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사건을 겪었을 때는 그로 인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필요가 있다. 발버둥 치며 날뛰어야 할 필요가 있고, 흐느껴 울거나 엉엉 울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두려움에 벌벌 떨 필요도 있다.

애도의 감정을 표출할 때면 그 사람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나 미처 떠나보내지 못한 기억과 상처가 떠오르게 된다. 상처뿐 아니라 온갖 복잡한 감정과 기억이 떠오르는데, 이로 인해 제대로 애도하고 슬퍼하지 못했다면, 다시 돌아가 충분히 슬퍼하고 미처 흘리지 못한 눈물을 쏟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게 충분히 슬퍼한 후 과거의 상처와 기억에 사로잡힌 자기 자신 역시 떠나보내야 한다.

 

미술 재료와 아트 테라피(미술 치료)

애도 과정에 수반되어야 하는 감정 탐색을 돕는 데 미술이 효과적이다. 미술은 선, 모양, 형태, 재질, 색을 사용해서 시각적 사고를 하도록 하는데, 이러한 시각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수준의 자각을 얻어낼 수도 있다.

특히 재료가 미술 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시각적 미술은 재료의 활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미술 재료는 1·2차원 재료인 드로잉과 페인팅 재료 그리고 3차원 재료인 모델링 재료로 나눌 수 있다.

1·2차원적 표현이 가능한 드로잉 재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선이나 색, 모양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선은 힘을 나타낼 수도 있고 개인적인 감정의 폭발을 나타낼 수 있다. 진하고 두꺼운 선은 슬픔을 의미하고 가냘픈 선은 여린 마음과 불안함을 의미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드로잉 재료로는 펠트펜, 크레용, 목탄, 색연필, 파스텔, 사인펜 등이 있다. 붓이나 도장을 사용하여 찍어 내거나 형태를 나타낼 수 있는 페인팅 재료의 경우는 특히 표현이나 느낌을 잘 다루지 못하는 내담자들에게 유용하다.

3차원적인 표현이 가능한 재료인 상자는 예술적 표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콜라주를 붙임으로서 자연스럽게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들보들한 느낌의 재료인 습자지는 안정감과 휴식 그리고 편안함을 주는 매체로 긴장을 이완시켜 감정의 표현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재료 자체에 내담자가 정서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치료에 있어서 재료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3차원적인 표현이 가능한 재료인 상자는 예술적 표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콜라주를 붙임으로서 자연스럽게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들보들한 느낌의 재료인 습자지는 안정감과 휴식 그리고 편안함을 주는 매체로 긴장을 이완시켜 감정의 표현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재료 자체에 내담자가 정서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치료에 있어서 재료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미술치료란 자신의 삶에 있어 충격적인 경험에 의해 상실되고 손상된 경험과 기억 혹은 스스로 위로하고 싶은 부분을 재료라는 매체를 사용해 재구성 및 재경험함으로써 특정 사건과 감정을 ‘다시 보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보기’란 아팠던 경험과 스트레스에 대해 충분히 슬퍼한 후 떠나보내고 수용함으로써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자신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애도의 아트테라피

준비물 신발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빈 상자, 잡지나 책 등 오려 붙일 수 있는 것, 풀, 가위, 색 한지 또는 색 습자지

방법
1. 애도를 표하고 싶은 사람의 사진이나 이미지를 찾아본다.
2. 빈 상자 안을 원하는 대로 꾸미고 사진을 넣는다.
3. 미안했던 마음을 편지에 적어 함께 상자 안에 담아본다.
4. 촛불을 켜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한다.

 

사례 1. 올케를 위한 아트테라피

 

“우리 올케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오빠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다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늘 올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하늘나라로 미처 떠나보내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올케와 닮은 사람의 사진을 잡지에서 찾아 붙이고, 상자를 최대한 편안하고 아늑하게 만들었다.

상자를 완성시키고 살펴보니 상자 안에서 올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제 편안하게 저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관을 닫아주세요’ 라는 말이 들렸다. 나는 그제야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올케가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자 뚜껑을 닫아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올케를 잊고 새로 맞이한 새 올케를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례 2. 어머니를 위한 아트테라피

“어머니를 생각하며 상자를 만들고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셨기에 꽃으로 장식된 상자를 만들어보았다. 마음이 찡하고 무거웠다. 불효한 것만 떠올라서 그런 것 같다. 그런 묘한 느낌이 싫어 밝게 만들었다.

누군가 나의 감정을 툭 하고 건드리면 마구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었지만, 언제나 나만 생각하셨던 어머니의 마음만을 떠올리려 애썼고 그래서 나를 지켜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자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과 지금도 어머니께서 나를 돌보아 주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마음이 편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죄송함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꽃으로 만들어진 상자에서 상여 느낌이 나는 것이 싫어 최대한 상여 느낌이 나지 않도록 만들었다. 아마도 어머니의 죽음을 거부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작용한 듯하다. 어머니가 좋아했던 꽃으로 상자를 만들고 나니 어머니가 하늘에서도 편안히 지낼 것 같다는 마음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_김규리
편집_김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