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만난 보건의료인] 환자의 건강을 책임진다! 임상영양사가 하는 일은?

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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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하루에 적어도 한 끼는 영양사가 차려준 밥을 먹곤 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회사와 병원 등 많은 곳에 ‘맛있고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양사가 있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한 끼에 골고루 균형 잡힌 영양소와 일일 권장 칼로리가 알맞게 담겨있다. 병원에서 근무하며 환자의 영양 건강을 책임지는 경희대학교병원 우미혜 영양사를 만나 영양사의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Q. 영양사는 무슨 일을 하나요?
병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의 업무는 크게 ‘급식 영양’과 ‘임상 영양’으로 나누어집니다. ‘급식 영양’은 식단 구성부터 식재료 구입, 위생 관리 등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영양소와 칼로리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고, 매끼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로 준비하는 일을 하죠. 식단이 정해지면 전산 프로그램에 레시피와 식재료 1인분의 양을 계산해 입력하고, 주방에 있는 식재료 재고를 확인해 추가 주문하는 일도 합니다. 먹거리는 특히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는데요. 법적 기준에 맞춰서 식자재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조리사분들의 위생 교육까지 영양사가 책임집니다.
‘임상 영양’은 환자의 질환과 건강 상태를 분석해 종합적인 영양 관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임상 영양’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환자의 식단과 식습관 개선 등의 상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학교나 회사 등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와 병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의 역할에 차이가 있나요?
임상영양사는 환자를 대상으로 식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조리 방법과 배식 양이 무척 중요합니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메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환자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식사를 준비합니다. 음식을 소화시키기 힘들거나 저작(咀嚼, 음식을 씹는 것) 활동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일반 쌀밥을 죽이나 미음으로 대체해 제공하지요.

병원 영양사가 사용하는 전산 프로그램에는 질환에 따라 저염식, 당뇨식, 치료식 등의 메뉴가 다양하게 입력되어 있답니다. 또한 병원에는 ‘임상 영양’ 부서가 있어 환자의 질병과 관련된 영양 문제를 분석하고 식사 조정, 영양 지원 등 상담 업무를 하는 것도 큰 차이점입니다.

Q. 병원 영양사로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혹은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환자의 건강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데서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니라 환자가 잘 먹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요. 만약 환자가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환자의 기호와 저작 능력을 살펴 조리 상태와 식단 구성을 변경합니다. 또한 환자끼리 식사가 바뀌면 건강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배식도 철저하게 신경 씁니다.

Q. 영양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어떤 곳에서 일할 수 있나요?
영양사는 학교, 병원, 회사 등 단체 급식을 하는 곳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수요가 꾸준히 있습니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양원과 사회 복지 시설 등 더욱 많은 곳에서 필요로 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일반식을 먹기 힘든 환자를 위해 제약사와 식품 업체에서 건강기능식품, 특수영양보충식을 개발하는데요. 이러한 기업체에서도 많은 임상영양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상담을 받았던 노부부에게 개인 영양사로 일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는데요. 환자분의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지만, 머지않아 일본의 가정 간호사처럼 개인의 영양을 관리하거나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환자를 일대일로 케어하는 수요도 점차 늘겠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Q. 영양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면 영양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집니다. 시험은 1년에 한 번 시행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학교나 회사, 급식 위탁 업체 등에 취업할 수 있습니다. 병원 영양사는 ‘임상영양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해야 하는데요.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1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 임상영양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임상영양사 교육기관은 모두 대학원이며 전국에 총 47개 대학원이 있습니다.

Q.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또, 시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영양사 국가고시는 1년에 한 번, 겨울에 시행되기 때문에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여름부터 준비를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큰 틀을 잡고 동기들과 스터디를 하며 준비합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전문 지식을 묻는 질문이 많으므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사고하는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지난해 영양사 자격증 합격률은 64%로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닙니다.

Q. 시험 외에 특별히 필요한 것이 있을까요?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만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영양사가 환자에게 아무리 많은 지식을 전달하더라도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시키는 힘듭니다. 그러므로 임상영양사는 지식을 전달하기에 앞서 환자의 주변 환경이나 생활 여건 등을 들어보고, 그에 맞춰 합리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영양사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이나, 자부심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비만, 당뇨병, 심장 질환을 모두 동반하고 인슐린 주사로 혈당 조절을 하는 30대 초반의 남성 환자를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결혼을 하고 건강 관리에 힘쓰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신 분이었는데요.
건강을 위해서는 삼시 세끼 5대 영양소를 맞춰 챙겨 먹고 외식은 가능한 삼가는 게 좋지만, 환자분은 맞벌이 가정에 야근이 많은 직업이라 이를 지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간단하게 토스트라도 챙겨 먹고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외식 메뉴를 추천하는 등 실천하기 쉬운 방법부터 조언해드렸는데요. 여러 번 상담을 통해 점차 식습관을 개선하면서 현재는 혈당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고 혈압약도 한 가지로 줄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답니다. 환자분이 제 조언에 따라 노력해주고 건강이 회복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Q. 영양사로 일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병원 식사는 질병 치료를 돕는 치료식으로 간이 싱겁거나 입맛에 맞지 않아 섭취량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환자들에게 메뉴 구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영양 섭취를 돕고 싶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모든 환자를 관리하기는 힘들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또한 영양 상담은 한 번만으로 식습관을 개선하기 힘든데요. 비용이 부담스러워 상담을 거부하거나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당뇨, 고혈압 등의 질환은 퇴원 후 자기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환자분들이 영양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영양사를 꿈꾸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양사는 먹거리를 통해 ‘건강’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방의 위생을 책임지고 모든 식재료 꼼꼼하게 관리하는 등 힘든 부분도 많지만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양사를 꿈꾸는 후배들이 멋진 국민건강 지킴이가 되길 바라며 선배 영양사로서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인터뷰/사진제공_경희대학교병원 영양팀 우미혜 영양사
참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 영양사
고용노동부 워크넷 – 영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