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전해주는 마음 이야기] 해결중심 상담이론을 활용한 미술심리

2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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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중심 상담은 1978년 미국 밀워키의 단기가족치료센터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것을 이론으로 발전시킨 이들이 심리상담학자 드 세이저(De Shazer)와 김인수(Insoo Kim Berg) 부부다. 두 사람은 자신의 치료 경험을 근거로 해결중심 상담이론을 발전시켰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상담하기
해결중심 상담이론은 방문자의 약점보다는 강점에 초점을 둔다.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기보다는 방문자가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의미 있는 해결방안을 구축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결책 구축 상담 모델’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이 상담 모델은 최면 요법의 대가 밀턴 에릭슨(Milton Erickson)의 견해를 바탕으로 한다. 에릭슨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없애거나 부적응을 교정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잠재적인 자원, 문제 해결 능력, 과거의 성공 경험, 변화에 대한 욕구 등을 중시하고 인간에 대한 긍정적 가정과 그에 대한 가치를 모든 전략과 기법의 근거로 둔다. 이는 아래의 상담의 기본 원리에도 잘 나타나 있다.

 

■ 해결중심 상담의 기본 원리
첫째, 성공에 집중할 때 유익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둘째, 모든 문제에는 예외적인 상황이 있고, 이것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작은 변화는 더 큰 변화로 확산되는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
넷째 모든 내담자들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그 무엇을 이미 가지고 있다.

■ 해결중심 상담의 진행 순서
① 상담 목표: 무엇을 해결하면 좋은지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② 예외 질문: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를 상상해 보기
③ 기적 질문: 문제가 해결된 상황을 상상해 보기
④ 관계성 질문: 나의 어떤 모습을 보면 내가 변화되었다고 느낄지 떠올려 보기
⑤ 척도 질문: 상담 전 상태와 상담 후 상태를 점수로 나타내 보기
⑥ 행동과제 제시: 점수를 더 올리기 위해 필요한 행동과제 제시

 

사례로 살펴보는 해결중심 이론과 미술심리
A씨는 50세 중반의 맞벌이 여성이다. 최근 그의 아들이 입대를 했다. ‘우리 아들이 군대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가 A씨의 요즘 고민이다. 아들을 걱정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요청했다. A씨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웠다.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 A씨는 말수가 적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 그런 아들이 군대에 가서 자신의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질문 1. 상담 목표 세우기
“무엇이 해결되면 상담하길 잘했다고 생각할지 그림으로 그려주세요”

 

 

A씨는 빨간 가방을 손에 든 아들을 그렸다. “아이는 착한데 항상 무기력하고 무엇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아이가 어떤 일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가방을 건네줬어요. 그런데 그림을 그리고 보니 아이가 가방을 적극적으로 잡고 있지 않네요. 평소 아이에게 너무 부담을 주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요.”

질문 2.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를 상상해 보기
“우리 아이가 혼자서도 잘할 거라 생각되는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해 주세요”

A씨는 4가지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렸다. “첫 번째는 아이가 요리하는 모습을 그렸어요. 제가 일을 하고 늦게 들어가면 아들이 요리를 해주곤 했어요. 그럴 땐 우리 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두 번째는 공부하는 모습을 그렸어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의 일을 잘 찾아서 한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네요. 세 번째는 동생을 돌봐 주는 거예요. 아이가 착해서 동생을 잘 돌보곤 했어요. 자신의 일을 책임감 있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운전하는 모습이에요. 제가 일을 나갈 때 가끔 차로 데려다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으로 본 A씨의 아들은 그녀가 걱정하는 것과 달리 책임감이 있고 성실했다. A씨에게 그림을 그리고 난 후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우리 아이가 말수는 적어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이 놓이네요.”

질문 3. 문제가 해결된 상황을 상상해 보기
“내일 아침 눈을 떠보니 그동안의 고민들이 모두 해결된 상상을 해보세요. 무엇을 처음 본 순간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느껴질까요?”

 

 

A씨는 이번에도 4가지의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아이가 차려준 아침밥, 아이와 함께하는 나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운동하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4개의 그림 가운데 A씨가 어떤 상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아들과 외출을 하는 거예요.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 거예요. 함께 있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동안 못했던 말들도 충분히 하면 지금의 문제들이 해결될 것 같아요.”

질문 4. 나의 어떤 모습을 보면 내가 변화되었다고 느낄지 떠올려 보기
“이제 A씨 본인에게 집중할 차례에요. 모든 문제가 해결됐을 때 A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림으로 표현해 보세요.”

 

 

A씨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흰 도화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림 속의 A씨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었어요. 평소 하지 않던 액세서리도 했고요. 행복한 마음으로 출근을 해요. 우리 아이도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기뻐할 것 같아요.”

질문 5. 상담 전 상태와 상담 후 상태를 점수로 나타내 보기
“상담 전 상태를 1점,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를 10점이라 한다면 지금은 몇 점 정도 되나요?”

A씨는 8점을 주었다.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점수가 많이 올라갔다.

질문 6. 점수를 더 올리기 위해 필요한 행동과제 제시
“앞으로 A씨가 어떤 부분을 조금 더 노력하면 10점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A씨는 ‘미소’라고 답했다. “아이들에게 소리만 지르고 웃음을 보인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상담 받으면서 깨닫게 됐어요. 반성하게 되네요.” A씨와의 상담은 ‘다음 일주일 동안 취할 행동 과제를 공유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평소보다 웃음이 많은 한 주를 보내고, A씨의 웃음으로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미술은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성격이나 감정과 관련이 있다. 미술 활동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의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다. 또한 생각을 표현하기 쉽고 기억이나 세부적인 측면까지 회상하도록 돕기 때문에 해결중심 상담이론과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 외부 기고는 본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_김규리
편집_양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