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떡국, 건강하게 먹는 법

설날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떡국이다. 가족, 친지들과 모여 앉아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하얀 떡국을 먹을 때면 왠지 올 한해가 잘 풀려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최근에는 떡국에 다양한 건강 재료가 포함된 이색 떡국도 선보이고 있다. ‘떡국은 하얗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컬러 떡국이다. 보라, 노랑, 분홍, 녹색의 빛깔은 모두 자연에서 채취한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 낸다. 신나게 건강 떡국 이야기를 시작할 찰나,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이 떡국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떡국에 얽힌 역사와 에피소드도 알아봤다. 떡국은 풍성한 느낌만큼이나 이야깃거리도 다양하다.

 

떡국의 옛 이름, 병탕, 혹은 백탕
예로부터 떡국은 설날에 먹는 절식(節食, 절기에 맞춰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음식)이었다. 요즘은 굳이 설날이 아니어도 별미로 즐기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떡국을 언제부터 만들어 먹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조선 후기에 발간된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에 정조차례와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또 1946년 육당 최남선이 쓴 ‘조선상식문답’이라는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매우 오래된 풍속으로 상고시대 축제 당시 음복의 일종에서 유래된 것으로 깨끗한 흰 떡으로 끓인 국을 먹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헌에서는 떡국을 ‘백탕(白湯)’ 혹은 ‘병탕(餠湯)’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이는 흰 떡으로 만든 떡국의 특징을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한 옛 사람들이 요즘 색을 가미해 나오는 오색 떡국을 보면 뭐라고 할까?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소고기 귀한 시절 꿩, 닭고기를 쓰기도 해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소는 농사에 활용하는 소중한 재산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근대에 들어서부터다. 대신 옛 사람들은 닭고기로 떡국의 국물을 내고 고명을 만들어 먹었다. 귀족 등의 부유층에서는 매 사냥을 통해 얻은 꿩고기로 떡국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1년에 한 번 설날에만 맛볼 수 있는 떡국도 모두가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기는 둘째 치고 떡 자체도 귀했기 때문이다. 떡국에 쓰기 위한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멥쌀로 밥을 지어야 하는데, 당시 서민들로서는 보릿고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 남지 않은 양식을 사용하기 쉽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의 세종 4년(1422년) 기록을 보면 떡이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 알 수 있다. 실록에는 태종이 돌아가신 후 모신 제사에서 신하들이 세종에게 “불전 및 승려 대접 이외에는 만두, 면, 병 등의 사치한 음식은 일체 금단하소서”라는 청을 올렸다고 나와 있다. 당시 왕실에서도 병(餠), 즉 떡은 사치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떡국을 맛있게 끓이는 법
떡국은 지방마다 만드는 법이 조금씩 다르다. 지방색이 있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소고기 양지머리 부위를 푹 끓여 맑은 국물을 내고 떡국떡을 넣는 방법이다. 떡을 넣기 전 국물의 기름기는 걷어내고 간장으로 약간 세게 간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떡을 넣었을 때 간이 맞게 된다. 떡이 익으면 떠오르는데, 이때가 딱 먹기가 좋다. 대접에 퍼 담은 떡국 위에 국물을 낸 고기를 결 따라 찢어 올리고,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나눠 잘게 썬 지단을 얹어 먹는다. 기호에 따라 말린 김 가루 등을 뿌려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요즘에는 양지머리 외에도 사골이나 안심 등으로 국물을 내 먹는 경우도 있다.

북한 지역에서는 떡과 만두를 넣은 만둣국을 세찬(歲饌, 설에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으로 내 온다. 개성에서는 흰떡을 가늘게 빚어 3센티미터 길이로 끊고 가운데를 잘록하게 해 끓인 ‘조랭이떡국’을 만들어 먹는다. 충청도는 쌀가루를 익반죽(뜨거운 물에 하는 반죽)해 도토리 크기로 둥글게 빚은 떡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다. 제주도와 거제도 등에서는 세찬으로 떡국 대신 밥을 내오기도 하는데, 아마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곡식을 구하기 어려워 밥으로 대체했던 옛 풍습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듯하다.

 

 

건강한 떡국 만들기
앞서 언급한 오색 떡국, 이른 바 컬러 떡국을 만드는 방법도 알아보자. 색을 내는 것은 자연에서 나오는 과일, 채소 등을 활용하면 된다. 전통적으로는 석류나 치자, 오미자 등을 활용해 색을 내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블루베리, 배춧잎, 귤 등을 반죽에 넣어 색을 내기도 한다. 시금치나 복분자 등 고운 색을 낼 수 있는 자연 재료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색을 내기 위한 재료를 갈아 주스로 만들고 살짝 소금간이 된 쌀가루에 넣어 섞는다. 쌀가루가 적당히 수분기를 머금은 정도로만 섞으면 된다.

그 다음 찜통에 물을 팔팔 끓인 후 채를 넣고 그 위에 물에 적신 면포를 올려 수분을 머금은 쌀가루를 담는다. 뜨거운 물의 열기로 20분 정도 쪄진 쌀가루는 백설기처럼 되는데, 이것을 반죽해 가래떡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반나절 정도 굳기를 기다려 떡국떡 모양으로 썰어 양지머리 육수나 사골 육수와 같이 끓이면 건강한 떡국 만들기 미션 클리어! 직접 만들어 먹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요즘에는 다양한 색의 떡국떡을 만들어 파는 떡집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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