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시그널] 혀는 당신의 몸을 말한다

2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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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의사는 눈으로 보고(시진, 視診), 만지며(촉진, 觸診) 듣는 것(청진, 聽診)을 진료의 기본으로 여긴다. 중세 시대 의사들은 환자의 소변을 금(金)처럼 관찰했다고 한다. 대변의 색깔, 허리둘레 등 사소한 것들만 주의 깊게 살펴도 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자극에 둘러싸여 산다. 그러다 보니 몸이 보내는 신호에는 무감각하기 십상이다. ‘내 몸 시그널’에서는 질병의 전조증상과 조치 방법 등을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혀’다.

혀(舌), 수많은 혈관이 모여 있는 곳
혀는 말을 하는 것 외에 음식을 씹고,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침을 분비해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고 세균 감염을 막아 우리 몸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혀는 신체 능력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이다. 혀에는 심장 다음으로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어서 혈류나 체액의 상태를 눈으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몸에 열이 많을수록 혀의 색은 붉어지게 된다.

혀의 상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점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면 중 침의 분비량 감소로 설태의 양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정상인의 혀는 분홍빛이며, 혀 전체에 설태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혀의 색이나 설태의 분포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파악할 수도 있다.

혀의 색으로 보는 건강 상태
설태는 혀의 표면에 생기는 이끼 모양의 부착물을 말한다. 설태의 양과 색의 변화에 따라 체내 혈액의 오염 정도를 체크할 수 있다. 몸속에 노폐물이 쌓일수록 설태의 색깔이 흰색 → 누런색 → 옅은 갈색 → 갈색 → 진갈색 → 흑색 순으로 변하게 된다. 지나친 스트레스로 신체적 균형이 무너질 경우엔 설태가 반점처럼 얼룩이 진다. 이는 소화불량, 체력저하, 수면장애로 이어져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다.

하얀색
혀가 창백하면 체내의 기혈이 부족하거나 몸이 냉하다고 본다. 빈혈이나 만성피로, 식욕부진, 어지러움, 수족냉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혀 표면 대부분이 연한 흰색으로 변한다.

회백색
회백색의 설태는 영양 부족이나 빈혈의 증거일 수 있다. 특히 성인 남성과 폐경기 여성의 빈혈은 내부 출혈, 특히 위장관에서의 출혈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노란색
설태 색이 노란빛을 띠는 것은 몸에 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좋다. 열이 있으면 찬 음식을 먹어도 되지만, 속이 냉한 경우 찬 음식을 먹으면 속을 더 차게 만들어 몸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갈색
혀에 갈색 또는 암갈색의 이끼 같은 것이 달라붙으면 위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이럴 경우에는 특히 위염일 확률이 높으므로 내시경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은색
항생제를 과다 복용하면 검은 설태, 즉 흑태(黑苔)가 나타난다. 가끔 감기가 낫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흑태가 생길 수 있다.

보라색
혀 아랫면에 있는 설하정맥은 뇌혈관과 관련이 있다. 빛깔이 푸르스름해야 건강하다는 증거다. 짙은 보라색으로 기이하게 부푼 경우에는 심장으로 전해지는 혈류 순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혀의 움직임은 뇌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에 놓이면 혀가 굳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혀가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혀를 앞으로 내밀었을 때 곧게 뻗어나가면 건강한 상태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오늘도 혀는 내 몸의 상태를 말하고 있다. 매일 아침 혀를 관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몸에 나타나는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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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박민수
편집_양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