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폐물 처리반, 콩팥이 고장나버린 ‘만성신부전증’

2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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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는 붉은 강낭콩을 닮은 장기가 있다. 바로 등 아랫부분의 좌우에 위치해 있는 신장(콩팥)이다. 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하고 혈액 속의 전해질 농도를 조절해 혈압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장의 크기는 성인의 주먹 정도 되는 작은 크기지만 신장 기능의 저하로 노폐물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신장 안에 돌과 같은 결정이 생기는 ‘신장 결석’, 신장 여과 부위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 신염’, 신장 기능에 장애가 생겨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신부전’ 등이 있다. 이 중 신부전증은 신장이 만성적인 기능 부전(不全, 기능이 온전하지 못함) 상태에 이른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노폐물 배설’과 ‘전해질 농도 조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를 신부전이라고 말한다. 신부전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신장의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급성신부전증, ‘서서히’ 나빠져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을 만성신부전증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4년 16만 698명, 2015년 17만 576명, 2016년 18만 9,691명으로 매년 1만 명가량 상승하고 있다. 2016년 성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남성 61.5%(11만 6,566명), 여성 38.5%(7만 3,125명)로 남성이 여성보다 1.5배가량 높다. 연령별 진료인원은 70대 30.2%(5만 7,356명), 60대 26.2%(4만 9,700명), 50대 18.9%(3만 5,691명) 순으로, 50~70대가 전체 연령의 71.9%이다.

□ 산출조건(만성신부전)
상병코드: N18 / 심사년도: 2014~2016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산출일: 2018년 2월 27일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은 요양기관에서 청구명세서상 기재해 온 진단명을 토대로 산출

침묵하는 콩팥, 주기적인 건강검진 필요
신장은 정상 상태의 50%까지 기능이 감소하더라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부종, 식욕부진, 가려움증, 단백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말기 신부전에 이르면 호흡곤란, 식욕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 등의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장은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증세가 나빠지기 전에 미리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신부전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장의 기능 상태 평가, 신장의 손상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진단과 함께 만성신부전을 일으킨 원인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신장의 기능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장의 기능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검사지표는 아래와 같다.

혈중 요소질소 농도(BUN, Blood Urea Nitrogen) : 요소질소는 소변을 통해 배설되는 물질 중 하나이다. 신장의 기능이 나빠져 혈액 속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혈액 속의 요소질소 농도가 높아진다. 혈액검사를 통해 혈액 중의 요소질소 농도를 측정하면 신장의 기능 상태를 알 수 있다.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Cr, Creatinine) : 요소질소와 마찬가지로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면 혈액 속의 농도가 높아진다.
사구체 여과율(GFR, Glom erular Filtration Rate) : 사구체에서 소변이 여과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3개월 동안 사구체 여과율이 60ml/분 미만일 경우 정상 성인 신장 기능의 반 이상이 소실되었음을 의미한다.

급성과 만성 여부는 복부 초음파로 신장의 크기를 측정해 진단한다.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신장은 정상인의 것보다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혈중 크레아티닌이 수개월에서 수년 사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는지,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갑자기 증가했는지 여부로 급성과 만성을 구분한다.

신장의 기능과 만성화 여부 평가와는 별도로 신장 손상이 발생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성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고혈압, 사구체신염이 전체 원인의 75%를 차지한다. 다낭성 신장질환, 루푸스, 재발성 신우신염 등으로도 신부전증이 발생한다. 만성신부전증에 이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신장 조직 일부를 채취·검사해 정확한 병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만성신부전증 일으킨 원인을 찾아 생활습관 개선해야
만성신부전증 치료는 말기신부전(사구체 여과율 15mL/분 미만)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추는 데 목표가 있다.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게 만든 원인 중 교정 가능한 방법을 찾아 치료가 이뤄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만성신부전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므로 혈압과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신장이 10~15% 정도 기능저하 상태에 이를 때까지는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혈압을 조절하고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말기신부전 진행을 늦춰주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2 수용체길항제를 사용한다. ‘식이요법’은 신장의 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낮출 수 있다. 단백질은 필수 영양소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단백질의 대사물이 소변으로 제대로 배설되지 못해 혈액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염분은 신장에 부담을 주고 혈압을 높여 몸을 붓게 하기 때문에 신부전증 환자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나트륨 2g) 이하로 줄일 것을 권한다. 환자 개개인의 식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식이요법은 주치의 및 영양사, 병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말기신부전에 이르면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이식과 같은 치료가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 신체 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시술이다. 복막투석은 뱃속으로 통하는 관을 삽입해 투석액을 교환하는 시술이다. 신장이식은 건강한 한쪽 신장을 제공받아 이식하는 방법이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노폐물을 배설, 조혈작용, 호르몬 생산 등 신장의 기본 기능을 발병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세계 신장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Nephrology, ISN)는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WKD, World Kidney Day)’로 정하고, 콩팥 질환 예방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세계 콩팥의 날은 3월 8일이다. 3월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노폐물을 처리하고 있는 ‘소리 없는 일꾼’, 나의 콩팥을 위해 콩팥 건강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말기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평가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혈액투석 우수 의료 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병원·약국 -> 병원평가정보

글_박정연
참고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