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늘 불안한 당신에게, 공황발작과 공황장애

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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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불안은 떼놓을 수 없는 감정이다. 불안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초조하다’, ‘걱정 된다’, ‘긴장 된다’는 식으로 감정을 토로해 본 적 있을 것이다. 한자리에 진득하게 못 있을 정도로 안절부절 했던 경험, 손에서 식은땀이 나고 온몸이 경직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의 신체 생리적인 경험 또한 누구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이렇듯 불안(anxiety)은 관련된 행동, 생리를 동반하는 복합적 반응이기도 하다.

“인간은 왜 불안할까?” 이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왔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감정의 근원을 알기 위해 유전자 지도를 해석하고 인류의 역사를 조망하며 발전한 분야 중 하나다. 유전자는 인간의 발달 정도와 그 방향을 구성하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대를 이어 전해진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원형적이며 자동적이다. 학습에 의한 불안도 있지만 우리가 태어나면서 특정 대상에 대해 본능적으로 느끼는 불안도 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학자들은 유전자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가 있으리라 추측했으며, 연구 결과 이들의 추론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우리는 겁쟁이들의 후손이다?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의 삶을 생각해보자. 위험을 만난 원시인류가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피하거나 싸우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러니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물체의 움직임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멀리 보이는 것이 굼뜨고 약한 초식동물이라면 싸워야 할 것이고, 사자 같은 육식동물이라면 멀리 도망쳐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의 성격이 다 다르듯 원시인류 또한 위험을 만났을 때 보이는 반응 역시 획일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느긋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여유로운 이들은 멀리서 보이는 물체에 대해 즉각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예민하고 염려가 많은 이들은 낯선 동물의 모습을 보자마자 위험을 감지하고 부리나케 멀리 도망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예민한 자들의 삶은 피곤했겠지만 이들의 생존 확률은 느긋한 자들에 비해 높아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겁쟁이’들의 후손이 아닐까? 우리 몸에는 염려하고 걱정하고 필요 이상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몸은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우리가 불안을 감지할 때 몸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불안은 위험에 대한 본능적인 감정이다. 위험을 감지한 뇌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을 자극해 콩팥 옆에 있는 부신피질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출하도록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체내를 돌아다니며 위험 상황에 즉각 반응해 몸을 ‘생존할 수 있도록’ 만든다.

멀리 도망을 치던, 맞서 싸우던 모두 에너지가 필요하다. 교감신경과 스트레스 호르몬은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에너지원들을 분해하여 언제라도 신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 또, 호흡수를 크게 늘려 체내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산소 분배를 위해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킨다. 즉각적으로 도망가거나 달려들 수 있도록 몸에 있는 큰 근육(허벅지, 가슴 등)의 혈관은 이완하여 에너지와 산소를 많이 공급받도록 하는 반면, 소화기관이나 사지 말단의 혈관은 수축한다.

언뜻 보면 이는 생존을 위한 지극히 합리적인 인체의 반응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적으로 불안 반응 때문에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경직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 끝이 저리며, 소화불량이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안 반응이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에 가해지는 무형의 스트레스는 신체가 본능적으로 위험에 반응토록 하고 대비 체계를 작동시킨다.

공황발작과 공황장애, 어떻게 다를까?
방송 매체에서 많은 연예인이 공황장애를 앓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병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원인 모를 심한 불안감으로 고통받던 이들이 비로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다행스러운 소식도 들린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공황발작(공황)과 공황장애는 어떻게 다를까?

공황발작은 심한 형태의 불안 반응이다. 앞서 설명한 불안 반응과 이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가 결합한 것이다. 생애 첫 번째 공황발작은 대개 과중한 업무 혹은 어려운 대인관계 등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겪게 된다. 공황발작을 경험한 이들은 이전에 없던 격렬한 불안 반응에 미치거나 목숨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심한 공포를 느낀다. 즉 불안에 대한 불안이 생기는 것이다.

다행히 공황발작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이거나 불안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몸의 조그마한 변화에도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공황장애의 시작이다. 공황발작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미리 위험을 예견해 일상적인 활동을 회피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 위험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벼운 운동에서 느껴지는 몸의 긴장과 두근거림마저도 공황발작의 전조증상으로 여긴다.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붐비는 장소에서의 답답함이 공황발작으로 이어져 기절하거나 위험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은 삶의 범위를 좁힌다. 활동할 수 있는 장소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칩거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공황장애가 심한 이들이 우울증을 겪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황, 몸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
반드시 기억하자. 공황은 몸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와 같다. 극심한 스트레스, 무너진 생활 리듬, 잦은 음주 등이 공황발작의 단초가 되며, 이는 증상을 지속시키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자면 규칙적인 생활과 절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공황장애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

공황발작을 겪었다면 최근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속적인 도움을 받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가벼운 운동, 수면 시간의 확보와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 신체가 받았던 스트레스를 조금씩 걷어내는 것이다. 몸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나쳐 버린다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이미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국정신과의사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가 2010년에 발표한 공황장애 치료 지침에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단독 혹은 병합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 밝혔다. 두 치료는 국내외의 연구기관이 발표한 치료 지침에서도 가장 먼저 추천된다. 병의 원인과 증상을 충분히 알고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공황장애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유 없는 공포, 공황장애가 궁금해요
>> https://blog.naver.com/ok_hira/221009461280

공황장애 자가진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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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신재현
편집_양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