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많이 나오는데…. ‘조현병’이 뭐지?

2018.05
조회수 543
추천수 12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수학자 존 내시(John Nash)의 삶을 그리고 있다. 존 내시는 사람의 동선, 비둘기의 움직임 같은 것들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만큼 뛰어난 천재성을 지니고 있지만, 사람과의 교류가 서툰 탓에 외롭고 고독한 생활을 한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으로 내시는 조현병을 얻게 된다. 국방부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히지만, 내시는 아내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각고의 노력으로 병을 이겨내고 학계로 다시 돌아가 학자로서 최고의 영광인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조현병
조현병은 망상, 환청, 혼란스러운 사고와 언어를 비롯해 광범위한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질환이다. 조현병 상태에서는 현실 검증력이 저하되어 현실과 환각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11만 7,352명, 2016년 11만 8,162명, 2017년 12만 70명으로 3년 사이 2.3%가량 증가했다. 2016년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28.8%(3만 4,346명)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50대가 각 21.7%(2만 5,911명, 2만 5,913명)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53.5%(6만 3,765명), 남성 46.5%(5만 5,397명)로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보다 1만 명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본 통계자료를 인용할 경우 이미지 재가공을 금하며, 출처를 반드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산출조건(조현병)
상병코드: F20, F21, F231, F232, F25 / 심사년도: 2015~2017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산출일: 2018년 4월 23일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은 요양기관에서 청구명세서상 기재해 온 진단명을 토대로 산출

유전적인 요인에 환경적 특성이 더해져 발생
조현병은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이 조현병이 걸릴 확률은 약 1%로 추정한다. 이에 반해 조현병 환자의 부모나 형제자매는 일반인의 10배, 정신분열증 환자의 자녀는 일반인의 15배에 달하는 조현병 발병률을 보인다. 쌍둥이의 경우 일란성 쌍둥이의 공병률은 57%, 이란성 쌍둥이는 6~12%의 수치를 보인다.

조현병 환자는 두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불균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두뇌와 일반인의 두뇌를 비교했을 때 뇌척수액을 담고 있는 뇌실의 크기가 좀 더 크거나 회백질의 위축, 일부 뇌 부위의 대사가 감소되어 있는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출생 전후, 성장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심리적 요인들, 가족관계 및 사회 환경적 요인들이 더해져 조현병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망상과 환청, 감정 반응의 감소
정신질환 진단을 위한 DSM-5 조현병 진단기준 중 ‘핵심 증상’을 살펴보면 1)망상 2)환각 3)와해된 언어 4)극도로 와해되거나 긴장된 행동 5)감퇴된 감정표현, 무의욕증과 같은 음성증상이 있다. 5가지 증상 중 2가지 이상 해당되고, 2가지 중 최소 1개는 망상/환각/와해된 언어에 해당되어야 한다. 증상은 1개월 중 상당 기간 지속되어야 한다.

조현병은 양성 증상(망상, 환각, 와해된 사고와 언어)과 음성 증상(감퇴된 감정표현, 무의욕증)으로 나뉜다.

양성 증상은 일반인들에게 나타나지 않는 환청과 환시, 망상, 사고 과정 장애 등이 있다. 조현병 환자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환청이 흔히 나타난다. 100명의 환자 중 90명 이상에서 환청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은 환청과 대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에서 보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형태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망상도 보인다. 누군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해 감시하고 미행한다고 믿는 피해망상, 자신이 전지전능한 힘을 지닌 존재라고 믿는 과대망상, 관계망상, 애정망상, 신체망상 등 망상의 주제는 다양하다. 또한 조현병 환자는 비논리적인 사고의 흐름으로 묻는 말에 엉뚱하게 대답하거나 말의 앞뒤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양성 증상은 주변에서 보기에 증세가 심각해보이지만, 약물 치료에 의해 비교적 빠르게 좋아질 수 있다.

반면 조현병의 음성증상은 정서적 둔마, 의욕감퇴, 사회적 위축 등을 보인다. 정서적 둔마는 외부 자극에 대한 정서적인 반응이 둔화되어 무표정하거나 무감각해진 상태를 말한다. 말이 없어지고, 아무런 욕망이 없어 보인다. 사고 내용이 빈곤해지며 의욕이 감퇴하고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행동을 보인다. 적절한 에티켓을 갖추지 못하고 개인적 위생 상태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음성 증상은 양성 증상에 비해 약물치료 결과가 비교적 좋지 않은 편이다.

항정신병 약물치료가 우선
최근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17세 여고생 살인사건, 방배초등학교 인질범까지 피의자들이 스스로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밝혀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사회적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현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지 않고 매우 흔한 질병이다. 국내 약 50만 명이 조현병 환자이거나 앞으로 조현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현병은 완치는 어렵지만 치료를 통해 사회적인 활동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조현병 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증상의 완화를 위해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하며, 사회적 재적응과 재발방지를 위해 심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글_박정연
참고
국가건강정보포털(조현병)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조현병)
『현대이상심리학』 권석만 저,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