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명화] 황금빛 매혹, 클림트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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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는 1862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 클림트는 금세공사이자 판화가였던 아버지로부터 화풍에 영향을 받았다. 클림트는 15세 때 빈 공예미술학교에 입학해 회화와 벽화를 공부하기 시작해 채 서른이 되기도 전에 국립극장과 미술사박물관에 벽화를 그려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1894년에는 빈 대학의 의예과, 법학과, 철학과의 벽화 작업을 위탁받는다. 클림트는 <의학>의 한 부분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 <히기에이아>를 그렸다. 클림트 특유의 장식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이 그림에는 히기에이아가 죽은 사람이 건넌다는 ‘망각의 강’ 레테(Lethe)의 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내려다보고 있다. 뱀처럼 히기에이아의 몸을 휘감은 금빛 곡선과 붉은 빛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관능적인 그녀의 모습이 건강의 여신이라기보다 팜므 파탈의 화신 같아 보인다. 학교 측의 반대로 결국 이 그림은 빈 대학에 걸리지 못하게 된다.

<의학(Medicine) 中 히기에이아> 1900~1907년, <유디트1> 1901년 (출처: Wikimedia Commons)

이 즈음부터 클림트의 그림에는 더욱 극명한 장식 효과와 상징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05년 작품 <여성의 세 시기>에는 여성의 아기와 엄마, 노인이 등장한다. 아기와 젊은 여인은 캔버스 중앙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세상사 근심 하나 없는 것 같이 평온한 표정이다. 이들을 감싸고 있는 장식도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시선을 조금 옮기면 그들의 뒤로 고개를 떨군 채 서있는 노인을 발견할 수 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이 노인은 밝음에 속하지 못하고, 그저 하나의 배경 같아 보인다. 세 여인의 극명한 대비, 그리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신비로운 배경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 같다.

<여성의 세 시기> 1905년 (출처: Wikimedia Commons)

1908년에 그린 <입맞춤>은 클림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그림의 중앙에는 하나 된 연인이 자리하고 있다. 연인의 품에 안겨 눈을 감은 채 입맞춤을 받고 있는 여인은 더없이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두 손은 남성을 감싸고 있고 두 볼은 상기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밟고 있는 꽃밭 뒤로 절벽이 위치해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입맞춤은 어딘가 불안하면서 애절해 보인다. 사랑의 속성이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그림이 에로티시즘을 표현했다고 평한다. 연인의 옷에 그려진 무늬의 상징성 때문이다. 남자의 옷에는 장방형의 무늬가, 여성의 옷에는 원형의 무늬가 있다. 이 장식이 각각 남녀의 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입맞춤> 1908년 (출처: Wikimedia Commons)

클림트는 인어에도 관심을 가졌다. 인어는 에로티시즘을 자극하는 유혹적인 창조물이다. 인어는 어부들에게 사랑의 마법을 걸어 바다로 유인한다. <물뱀1>은 마치 인어처럼 표현된 두 여인이 등장한다. 서로를 탐닉하고 있는 두 여인의 가녀린 여체는 물결에 흔들리듯 부드럽게 곡선을 그린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여성의 관능적 얼굴이다. 그녀는 나르시시즘인 것 같다. <물뱀2>에서도 인어와 같은 여인들이 등장한다. 물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 채 유유히 떠있는 여인들의 몸짓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화면을 응시하는 여성의 그윽한 눈빛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이 느껴진다.

<물뱀1> 1904~1907년, <황금빛 물고기> 1902년, <은빛 물고기> 1899년,
<물뱀2> 1904~1907년 (출처: Wikimedia Commons)

여인들의 우아한 관능미와 보석처럼 빛나는 색채, 보는 이의 마음을 온통 강렬하게 뒤흔드는 황금빛 매혹을 그려내었던 클림트. 그는 1918년 56세에 갑작스런 뇌출혈을 겪고, 같은 해 유행하던 독감과 합병증으로 숨을 거두게 된다.

클림트에게 발생한 뇌출혈은?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경색은 갑작스럽게 뇌혈관이 막히는 것이고,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내출혈(I61)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3년 사이(2015년~2017년) 4천 명가량 증가했다. 2016년 성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약 1.2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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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박정연
참고
『책장 속의 미술관』 쉬즈룽 저, 눈과마음
『위대한 예술가의 영혼과 작품세계 Gustav Klimt』 예담출판사
건강나래 6월호(50대 이상, 주의해야 할 ‘뇌경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