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시그널] 배가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자가면역질환의 전조일 수도 있다!

복통은 우리가 살아가며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복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사 입장에서는 가장 곤혹스러운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복통이다. 복통은 아주 흔하게 발생하지만, 원인이 다양하다. 그러므로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고 잘못 방치했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곤 한다.

종종 병원에 맹장염이나 게실염의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가 내원한다. 이들은 맹장염과 게실염의 주요 증상인 복통을 가볍게 여겨 복막염으로 진행된 후 병원을 찾게 되는데, 상당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복통이 나타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내 몸이 보내는 ‘골든 사인’을 놓쳐서는 안 된다.

1. 복통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
2. 복통이 발생한 후 구토가 뒤따르는 경우
3. 구토나 설사 후에도 복통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4. 복통이 쉬지 않고 지속적인 경우
5. 복통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경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기능적 복통’
우리가 감별해야 할 복통으로 ‘기능적 복통’이 있다. 다른 말로는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한다. 기능적 복통이란 특별한 원인 없이 소화기관에 발생하는 기능적 장애를 말한다. 속쓰림, 더부룩함, 소화불량, 부글거림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10% 이상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큰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지만, 복통이 발생했을 때의 통증과 잦은 재발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자가면역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발생하는 복통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복통이 해부학적인 원인과 기능적 원인의 중간지점인 ‘자가면역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즉, 복통이 장벽을 해부학적으로 서서히 망가뜨려 구조적인 질병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 건강이 붕괴되어 전신적인 면역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자가면역질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한 탓에 아토피, 잦은 감기와 장염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은 장누수증후군의 원인인 ‘장내 세균숲(microbiome)’의 파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내 세균숲은 말 그대로 장 속에 세균들이 동물이나 식물처럼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동식물의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자연환경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장내 세균숲의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면 면역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장내 세균숲에는 인간에게 이로운 효과를 내는 ‘착한 세균’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세균’이 균형을 맞추며 공존하고 있다.

문제는 장내 유익균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평생 유익균을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장에도 노화가 일어나 유익균은 줄어들고 유해균이 많아지면서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노화가 촉진된다.

장내 세균숲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인체 방위군이다. 이 세균들이 면역체계와 모든 장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노화와 장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장내 세균숲이 파괴되면 장내세균을 만들어내는 각종 효소가 줄어들면 장의 면역기능이 감소한다. 각종 병원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방어시스템이 붕괴되고, 장이 부패하면서 각종 복통과 설사 등의 장관감염으로 신체리듬이 파괴된다. 결국 소화흡수 기능이 저하되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전반적인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장누수증후군의 원인으로 과도한 정제당 섭취가 부각되고 있다. 혈당지수가 높은 고도로 정제된 밥, 빵, 면을 먹으면 서서히 장벽이 파괴된다. 특히 밀, 귀리, 오트밀, 보리 등에 함유된 글루텐 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밀가루는 독소로 작용한다.

자가면역질환인 ‘셀리악병’
글루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이 지속적으로 글루텐이 함유된 밀가루 음식 등을 섭취하면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 발생할 수 있다. 셀리악병은 소장 점막 내 섬모가 소실되거나 변형되어 영양소 흡수에 장애가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성인의 경우 대개 30세 이후로 발생하는데, 이중 약 25%는 반복되는 설사 증상을 동반한다. 대변의 양이 많고, 기름이 끼어 있으며, 고약한 냄새가 난다. 병이 진행되면 칼슘과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뼈의 통증과 변형, 골다공증이 나타나게 된다. 비타민A 부족에 따른 시력장애, 비타민K가 결핍 결과로 출혈성장애, 비타민C의 결핍으로 괴혈병 등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크론병’
대장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크론병 역시 지속적인 복통이 주요 증상이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유전적인 요인, 면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주요 증상으로 복통과 설사, 혈변 등이 있다.

과식, 소화효소 부족, 과도한 정제당 섭취 등의 이유로 제대로 소화·흡수되지 못한 음식들이 장관으로 그대로 넘어오게 된다. 이러한 음식 찌꺼기는 장내 유해균의 먹이로 작용하면서 각종 독소를 발생시킨다. 그 결과 장내 세균숲이 무너지고 독소가 장관벽으로 침투해 혈액으로 들어와 장염, 아토피 피부염, 감기 같은 질환들을 일으킨다. 따라서 정제당 섭취를 줄이고, 과식과 폭식을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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