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탁의 뮤직토크] 풍요로운 9월,
색다른 묘미 전하는 푸드송

 

우리 사회는 목하 요리 열풍에 휩싸여 있다. 셰프들이 전성시대를 맞이하면서 텔레비전만 켜면 군침을 흘리게 하는 요리들이 나와 시각적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음악에서도 음식은 꽤나 오래된 주제 중에 하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사랑 받았던 곡들을 밑에 소개한다. 어떤 곡은 부디 야식 타임 중에 듣지 말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늘어나는 몸무게, 내가 책임질 순 없으니까.

 

 

Zac Brown Band

Chicken Fried / Zac Brown Band (2008)

방금 야식 타임에 청취 금지령을 선포해놓고 이 곡을 골랐다. 일단 제목부터 한번 보라. 이른바 ‘치느님’으로 영접되고 있는, 국민 야식 프라이드치킨을 떡하니 타이틀로 올려놨다. 잭 브라운 밴드는 미국 출신으로 그래미상까지 수상한 초유명 그룹이다.
그들은 이 곡을 통해 시골 어느 마을에 있을 법한 유쾌한 ‘불금’의 풍경을 묘사한다. “프라이드치킨과 금요일 밤 한 잔의 시원한 맥주. 라디오를 켜고. 내 여자의 눈에서 나는 사랑을 보네.” 꼭 한번 이 곡을 찾아서 감상해보기를 바란다. 어느새 초롱초롱해진 눈빛으로 프라이드치킨과 맥주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라도.

 

 

vive

술이야 / 바이브 (2006)

이 노래를 한때 무진장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연히, 사랑하던 그녀가 내 곁을 떠나서였다. 이건 비밀인데, 나는 단 한번도 ‘차본’ 적이 없다. 지금껏 싹 다 ‘차였’고, 그 이유를 아직도 나는 알지 못한다.
가히 이 곡은 음주계의 신화와도 같은 명성을 쌓은 걸작이 아닐까 싶다. 기실 나는 이른바 ‘소몰이 창법’류의 노래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이 곡만큼은 예외다. 소몰이 창법은 감정의 과잉이다. 사랑에 실패하면 감정은 어쩔 수 없이 흘러넘치게 마련. 즉, 모든 노래에는 나름대로 안성맞춤의 상황이 있는 것이다.

 

 

jangkiha

싸구려 커피 / 장기하 (2008)

그래 맞다. 지금이야 아메리카노, 그것도 한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쿨 가이지만,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50원에서 시작해 200원 정도까지로 가격을 기억하는, 자판기 커피에 푹 빠졌던 시절 말이다.
대학생이었을 때 아침 일찍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자판기 커피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비록 몇 백 원에 불과하지만 “내가 커피 한잔 쏠께”하며 괜히 호기를 부린 추억도 생생하다. 장기하의 이 거대한 히트곡은 그 시절로 나를 소환해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가끔씩 꺼내듣고, 그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또한 ‘싸구려 커피’를 소재로 ‘88만원 세대’라 불렸던 젊은이들의 슬픈 자화상을 묘파해낸 재주는 지금 들어도 감탄을 자아낸다.

 

 

Weird_Al_Yankovic_-_In_3-D

Eat It / Weird Al Yankovic (1984)

해석하면 그냥 “먹어라”이다. 이 얼마나 이번 달의 주제를 한방에 포괄하는 유니버설한 제목인가. 위어드 알 얀코빅은 속칭 ‘패러디 뮤직’의 거장이다.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패러디하면서 이 쪽 분야에서 정말이지 높은 명성을 쌓아왔다. 뭐랄까. 패러디계의 ‘비틀즈’ 같은 존재랄까.
어쨌든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Beat It’을 패러디한 이 곡은 뮤직비디오를 반드시 봐야한다. 영상 속에서 주인공은 먹고, 또 먹고, 다시 먹고, 계속 먹는다. 무엇보다 식욕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이 곡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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