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탁의 뮤직토크] Time & Love in Music

 

12월이다. 1년이라는 주기의 마지막은 항상 이런 식이다. ‘벌써’, ‘어느새’ 같은 부사를 숙명처럼 앞에 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연스레 12월에 사람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감정들을 껴안고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여럿의) ‘파티’일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둘만의) ‘사랑’일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혼자라는) ‘외로움’과 동의어가 된다. 그 달이 바로 12월이다.

 

연말이면 찾아오는 이런 감정들은 결코 단일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아니다.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그대로,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다. 당신의 12월은 어떤 감정들로 채워져 있는가. 이 노래들을 감상하면서 한 해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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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 소유 & 권정열

그래. 이런 적이 있었다. 가사 속 내용처럼 “전화 속 사람들 이렇게나 많은데/ 연락할 누구도 곁에 없을 때” 말이다. 연말에 이런 경험, 누구나 다 한번쯤은 해봤을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그 해만큼은 왠지 모르게 혼자 집에서 있고 싶었다. 당당한 솔로처럼 말이다.

 

그냥 폼 한번 잡고 싶었던 거라고 해두자. 그래서 친구들에게 “나는 안 간다”라고 선포하고 11시까지 버텼다. 그런데 자꾸만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당장이라고 가고 싶었지만, 꼴에 자존심이라고 한 시간 정도를 버티다가 마침내 항복. 택시를 타고 홍대로 날아갔다. 그 후 새벽 6시 첫 지하철이 오기 전까지 정말 많이 웃고 많이 마셨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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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Only Lonely / J.D. Souther

지금까지도 라디오에 신청곡이 자주 들어오는 클래식 팝이다. 뭐랄까. 이 곡은 위에 언급한 ‘어깨’의 팝송 버전쯤 된다. 무엇보다 “당신이 외로울 땐 나를 찾으세요/ 외로울 땐/ 부끄러워하지 마세요”라는 가사가 거의 판박이라고 해도 좋을 수준 아닌가.

 

서정적인 멜로디와 왜인지 모르게 우수에 차 있는 듯 들리는 제이디 사우더의 목소리가 듣는 이들에게 포근한 위로를 전해주는 곡. 이런 이유 덕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목록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가사와 사운드 모두에서 날씨가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대표적인 노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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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 신해철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당시 신해철이 남긴 걸작 중 하나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자음과 감성 넘치는 가사의 결합을 통해 나를 포함한 신해철 팬들에게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곡은 말 그대로 ‘나에게 쓰는 편지’의 형식을 담고 있다.

 

신해철은 이를 통해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나 자신을 믿고 헤쳐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2015년을 어떻게 지내왔고, 얼마 남지 않은 2016년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이 곡을 들으면서 ‘나에게 쓰는 편지’를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신해철이 시도한 랩의 초기 형태를 만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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